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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투브 알고리즘을 타고 어쩌다 ㅌㄴㅍ 상품들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콤팩트가 무척이나 퀄리티 좋아서 이런 상품을 만들어낼 수 있는 원작은 대체 얼마나 뛰어나길래?! 궁금해져서 보기로 결심.
보통 마법소녀물에서 자그마한 소형 마법생물들은 마스코트, 약간의 조력자로서의 역할뿐인데 그 마스코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라니 제법 특이하다.
오타쿠로서 마스코트들은 마법나라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소녀들과 불공정 계약을 맺는 역할이 더욱 친숙하고, 그러다보니 다소 비즈니스적 관계를 맺는 걸 많이 보았는데 마스코트와의 사랑이 중점이 된다니...
아이들에게 공감을 사기 위해서 분명 ㅌㄴㅍ은 애완동물같은 포지션이겠지.... 라고 초중반까지도 생각했었다.
내가 접한 콤팩트 리뷰영상에서도 포켓몬스터 같다길래 오히려 마법소녀들에게 불공정계약 수집당하는 마스코트로 역발상 클리셰 뒤집기가 되겠구나 상상했으나...
그런데 다 감상하고나니 애완동물로도, 포켓몬감성으로도 볼 수 있겠지만 나에게는 소중한 어린 자식에게 사랑에 빠진 부모와 같은 모성/부성애로 보였다.
햄스터만한 쬐끄만 마법동물을 상대로 굉장히 로맨틱한 연출이 많이 쓰이며 연인의 데이트처럼 보이는 화면을 연출하는데, 마치 막 세상을 접한 아이에게 아름답고 즐거운 일을 잔뜩 겪게 해주고싶은 부모 마음처럼 보였달까...
마스코트캐가 처한 상황 또한 숲속에 홀로 갇혀있다시피 생활하다가 주인공을 통해 바깥세상으로 나온 상황이기도하고, 또 굉장한 힘을 가진 마법생물이면서도 스토리 라인 내내 철저하게 주인공에 의해 보호받는 피보호자의 위치에 있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진다.
아이들과 함께 이 영화를 감상할 부모님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설정이었을까... 일단 최근에 팝송 isn't she lovely의 가사 내용을 알고서 엄청나게 감동받은 성인 하나는 영화 말미에 줄줄 울었다. ㅋㅋㅋㅋ 주인공의 감정선이 딱 저 팝송같다...
주인공도 제법 재밌는 포지션인데, 설정상 공주인데 동시에 스토리적 역할은 왕자님이다ㅋㅋㅋㅋ스토리 시작부터 마치 탑에 갇힌 공주가 있다는 전설을 책으로 읽고 가시나무로 둘러싸인 성으로 모험을 떠나는 왕자같은 동기로 여행을 떠난다... 자신을 가로막는 장애물들을 마법이 아닌 피지컬로 해결본다는 점도 그렇고...
마법소녀 장르의 마법이라는 힘은 여자아이에게 육체적 힘(남성성의 지향점)을 줄 생각이 없으면서도 여주인공을 무능력자로 만들 수도 없어서 현실에서는 존재하지도 않는 환상의 권력을 쥐여주었다는 감상이 있는데, 여자아이 대상 콘텐츠에서도 여주인공이 육체적으로 발랄하고 씩씩한 점이 참 보기 좋았다...달리기시합으로 조연의 마음을 돌린게 무척 건강해보인다...
(지금 생각해보니 매일같이 산을 타며 마스코트를 만나러 간다는 설정도 심히 한국적이다 ㅋㅋㅋㅋㅋ 매일 안전하게 등산할만한 동네 뒷산이 많은 나라 한국. 우리 나라에서 등산문화는 남녀노소도 가리지 않지.)
이 영화를 보고나서 여운이 남아 영화에서 이어지는 주인공과 마스코트의 미래 모습이 보고싶어 본가 시리즈도 좀 찾아 감상했는데 본가에서도 여주인공은 여자 빌런을 구원하는 왕자님 역할을 하고있었다 ㅋㅋㅋㅋ왕자처럼 남장을 한 것도 아니고 공주님 드레스의상을 입고있는 그대로 소녀들에게 용기를 주는 친구이며 구원자라니 너무 잘생겼군... 우린 우테나로부터 한 발 나아간 세상을 살고있는 거구나...
마스코트캐릭터의 성격도 재밌었는데, 보통 마법소녀물의 마스코트가 계약자설정이다보니 똑부러지면서 상냥하고 주인공을 보살펴주는 잔소리꾼 어른같은 포지션인데 여기서는 소심하고 조심스러운 완전히 아이같은 성격인게 무척 신선했다...
분명 주인공 마스코트니까 어마어마한 마법의 힘이 있을텐데? 있을텐데?! 하고 마지막까지 그 능력이 폭발하는 순간을 예상하며 지켜봤는데 능력을 발휘하긴 했지만 그건 주인공의 힘이라는 느낌이고 결국 마지막까지 마스코트는 주인공이 돌봐주어야할 소중한 햄쥐...능력이 있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귀엽고 사랑스럽기때문에 사랑받아 마땅한 존재였다...그 점이 주인공과의 감정이 앞서 말한 부모-자식간의 사랑이라는 감상을 강화시켜줘서 오히려 좋았음...
진짜 귀엽고 소중하다... 쬐끄만 인형집같은 곳에서 인형놀이를 하며 아기자기하게 노는 쬐깐한 햄쥐만한게 넘 귀엽고 장난감 갖고싶어진다.. ㅋㅋㅋㅋㅋ 본가 시리즈에서도 주인공에게 잔소리는 하지만 본인 자체는 도짓코 허접인게 방금 말 배워서 부모에게 바른말 따박따박 할 줄 아는 아이같다 ㅋㅋㅋㅋ
여담으로 왕자 캐릭터가 진짜 웃겼음 ㅋㅋㅋㅋㅋㅋ 엄청 진지한 성격이고 무척 잘생겼는데 완전히 턱시도가면 포지션이라서 ㅋㅋㅋㅋㅋㅋ 주인공을 구해주는 포지션인가 하다가 중간부턴 나도 붙잡힌 히로인이야 하고 포지션 전환하는게 내심 연애라인이 있나? 생각한 내 예상을 박살내줘서 재밌었다 ㅋㅋㅋ
그리고 레드슈즈부터 생각한거지만 한국 3D애니에서 못생긴 존재를 허용 못하는 것도 웃겨... 왕자의 잘생김에서 한국식 외모지상주의가 보인다..ㅋㅋㅋㅋㅋ 본가도 모든 캐릭터가 다 잘생겨서 허허 웃었다.. 아이들도 외모에 집착하고 평가하는 우리나라...
혹시 아이들이 검색해서 블로그에 유입될까봐 ㅌㄴㅍ단어는 검열처리 해둔다... 어린 친구들이 오타쿠 글에 물들면 큰일이지...
+그런데 리뷰까지 작성해두고 보니 주인공의 마스코트에 대한 사랑은 아이가 장난감에 가지는 애착과 더 닮은 것 같기는 해....영화 감상중에는 마스코트의 감정을 배려해서 삼고초려하기도 하고, 마스코트가 넘어오자마자 같이 자신의 왕국으로 가자는 말을 하지 않길래 존중이 있는 사랑이구나 생각했었는데, 생각하다보니 아이들에게는 매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구매할 구매력이 없으므로.... 부모님과 매일 찾아가서 사달라고 애교부리고 떼쓰고 설득하는 과정에 더 가까울지도...하는 생각도 든다 ㅋㅋㅋㅋ 작중에서도 애교가 설득방법의 중요 방책으로 들어가있기도 하고...
빌런마스코트가 흑화하는 과정도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같기도 하지만 토이스토리의 버림받은 장난감 같은 느낌도 있긴 하지.... 부모의 사랑은 안변해도 아이의 변덕은 흔한 일이니까...